나는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이다.
결혼 전, 그리고 애 낳기 전 경단녀는 그저 남의 일인 줄 알았다.
그 대상이 정말 내가 될거란 생각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알았지만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나는 20년 9월 ~ 24년 6월 중순까지 약 3년 9개월 동안 SW 개발자로 일을 했었다.
회사로부터 육아휴직 후 복직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육휴 사용 후 퇴사 처리 하겠다는 말에 참 씁쓸했다.
아직 우리나라는 멀었구나...
그러면서도 동시에 육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기업에게 더 크게 닿으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중소기업에서는 육아휴직이라는 제도가 참 애매한 가보다. 대체인력을 찾기에, 나 라는 사람은 기다려주는 것이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어 보였다.

나는 정확히 작년 6월부터 지금까지 출산과 육아로 인해 1년 3개월 정도 공백기가 생기면서 재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참, 쉽지가 않다.
그래서 요즘 좀 우울하긴 하다.
첫 취업 전에 이런 막막한 감정이 들었었는데, 참 오랜만에 느껴본다.
취업이라는 것이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고, 운도 어느 정도 작용하기 때문에 참 희망고문이 크다.
진짜 죽어라 열심히 미친듯이 했는데도 안되는 것이 취업이더라...
나보다 더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고, 나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도 널려 있다.
이 사회가 경쟁사회이다 보니, 남들보다 더 많이 준비하고 더 열심히 해야한다.
육아를 하면서 이런 준비를 하는 것이 때로는 버겁다.
그럼에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주말에 남편과 아이와 함께 시간 보내고, 월요일이 된 지금 공허함이 느껴지며 해야할 것들이 널려 있는데 공중에 흩뿌려져 있는 느낌이다. 그저 다 놓아버리고 육아에만 집중하며 가정주부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치만, 나는 현실적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벌어야 우리 아이에게 맛있는거 먹일 수 있고, 예쁜거 입힐 수 있고, 사주고 싶은거, 나중에 커서 배우고 싶은거 배울 수 있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돈을 벌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행복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다.
다 놓아버리고 싶을 때, 생각한다. 우리 가족을 위해서 내가 다시 힘을 내야지.
경력 단절로 자존감이 조금씩 떨어진다..
나의 경력이 너무 아깝다. 하루 빨리 취업을 해야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목표가 조금 높아서 그럴 수 있다. 이번 재취업은 아무 중소기업으로 가고 싶지 않다.
조금은 체계적인 중견기업 이상으로 가고 싶다. 더 나은 환경으로 가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두드려야한다.
쉽지 않을 것이다.
벌써 10월 중순으로 들어선다.
스스로 전략을 세우고 또 몰입해야겠다.
앞으로 몇 십번의 좌절이 있을 것이다...
잠시 마음 아파했다가 다시 일어나야지 또.

무의식 흐름대로 일기를 써보았다.
가끔은 너무 힘들고 지칠 때 내 생각을 필터링 없이 쭉 써내려 가다보면 나의 진짜 생각, 진짜 내 마음과 마주하게 된다.
이렇게 직면하게 되면 내 마음을 스스로 알게 되어 훨씬 편안해진다.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해결책을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도 원인은 경력단절 공백기로 인한 자존감 하락, 재취업에 대한 걱정, 막막함 이런 것들이다.
해결책은 나만의 전략을 세워서 꾸준히 열심히 스스로를 다듬고, 이 사회에 맞는 인재로 거듭나야지 않겠나.
오히려 위기를 기회라고 생각하자.
경력단절의 공백기로 리프레시 휴가 제대로 즐겼다고 생각하고(현실은 육아로 치였지만ㅠ)
다시 취업을 준비하면서 그 동안 변한 나의 가치관, 일에 대한 나의 생각
내가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등 '나'라는 사람을 다시 가꾸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이전에 일할 때는 일이 너무 많아서 일 좀 없어라ㅠ 제발 나 일 그만하고 싶다. 이랬었는데
또 사람이 참 간사한게, 진짜 일이 없으니까 나 일 좀 하고 싶네 이러고 있다.
인간이란 .
다시 차근 차근 준비해 보자.
한계단씩 한계단씩 밟으며 성장해나가자.
나란 사람은 '성취감'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사람이니까.
육아 맘으로서 이직 준비가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다.
그게 나로서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니까.
화이팅!!
엄마니까 다 할 수 있다!
2025.10.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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